【도움말 | 밝은희망 부부클리닉 정재연 부부상담사】
부부만 아는 은밀한 사생활이라서 더 좁히기 힘든 성욕 차이. 성욕 차이 확~좁히는 상황별 대처법을 공개한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했다. 샤워하러 갈 때마다 “오늘은 할 거지?”라고 물었다. 피곤하니 이해해달라고 할 때마다 남편은 실망했다. 거절이 계속되자 물어보는 주기가 점점 길어졌다. 이제 남편이 좀 정신 차렸나 싶었다. 고맙고 미안했다.
그런데 문득 남편이 이상해진 것을 느꼈다. 특별히 좋은 일도 없는데 웃는 날이 많았다. 야근을 핑계로 새벽에 들어오는 날도 부쩍 많아졌다. 샤워할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욕실에 들어갔다. 잠깐 휴대폰을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통화 목록이 모두 지워져 있었다. 촉이 왔다. 숨길 것이 없다면 귀찮게 통화 목록을 지울 남편이 아니었다. 집요하게 남편의 휴대폰을 노렸다. 그러다 결국 증거를 잡았다. 저장이 안 된 번호로 50분이나 통화를 한 내역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통화음이 나오기 무섭게 “오빠~!”라고 전화를 받는 여자의 목소리에 기가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B 씨의 상황을 모르는 아내는 밤에 늦게 들어오고, 요즘은 섹스를 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했다. “다른 여자가 생긴 것 아니냐?”,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거냐?”라는 말로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루는 야한 속옷을 입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몸을 끌고 집에 온 B 씨를 유혹하기도 했다. 아내는 단칼에 거절한 B 씨에게 토라져서 며칠간 말도 안 했다. 자신의 속은 바싹바싹 타들어 가는데 섹스 타령이나 하는 아내가 야속했다.
다행히 직장일은 잘 넘어갔고 B 씨는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내가 더 이상 예뻐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멀어지자 작은 일은 금방 큰 싸움으로 번졌다. 하루는 감정 조절이 안 되어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나와 버렸다. “결혼 전에 다른 남자하고 얼마나 놀았길래 여자가 그렇게 밝혀?” 아차 싶었다.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얼굴이 벌게지더니 짐을 싸 나가버렸다. 너무 미안해서 잡을 수도 없었다.
아내도 자신의 기대만큼 성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신체적인 매력이 떨어진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고 남편이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바람이 났거나 성매매를 하느라 자신에게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좀처럼 성욕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한다.
성욕은 성관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섹스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젊었을 때나 하는 거로 생각하면 성생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섹스는 부부의 친밀함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더 큰 욕구를 느끼게 된다.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이외에도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임신에 대한 걱정, 부부 사이에 해결되지 않은 갈등, 성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대화의 부족, 성에 대해 가부장적인 태도 등이 성욕 차이를 불러오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호르몬에 의해서도 성욕이 엇갈린다. 테스토스테론이 성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데 남성은 10대 중후반에 가장 높고 꾸준히 증가하다가 35세쯤 되면 매년 1%씩 감소한다. 반면 여성은 30대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배우자에게 친밀감과 사랑을 느낄 때 성적 욕구가 폭발한다는 것이다. 정재연 부부상담사는 “정서적인 친밀감이 성적인 친밀감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지고 이 욕구가 충족되면 성욕에 균형이 생기게 된다.”고 조언한다.
성욕 차이의 심각성을 깨닫고 차이를 좁히기로 했다면 부부가 각각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상황별로 정리해봤다.
● 아내가 육체적으로 덜 피곤하도록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인 남편이 된다.
● 아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자주 만든다.
● 가벼운 포옹, 손잡기 등으로 친밀감을 나눈다.
● 아내와 함께 취미, 운동 등을 시작해 성적인 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풀어본다.
<아내가 해야 할 일>
● 여성의 성적 흥분과 오르가슴의 경험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더 잘 알고 성적인 흥분 정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책, 영상,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 남편에게 성관계 시 쾌감을 느꼈던 신체 부위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거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살핀다.
● 포르노가 아닌 아내와의 섹스로 성욕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 코골이, 일시적인 호흡정지 등의 신체적 증상과도 연관 있는 남성호르몬 양의 변화를 체크한다.
<아내가 해야 할 일>
●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고 남편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준다.
● 함께 목욕 또는 마사지를 하거나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침실을 로맨틱하게 꾸민다.
● 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옷을 입거나 행동을 한다.
● 성관계 시 만족스러운 부분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2. 성관계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때
3. 자는 시간이 다를 때
4. 갈등이 생길 때
5. 억압되거나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많을 때
6. 나에게 무관심할 때
7. 지저분한 상태에서 섹스하자고 할 때
8. 외모에 신경을 안 쓸 때
9. 성관계 시 무덤덤할 때
10. 욕구가 안 생기는데 섹스하자고 할 때
